별것없는 일상
어느 날 어떤 곳에서 본문
음악은
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간을 거슬러
어느 시절 어디쯤에 있던 나를 소환한다.
뇌는 음악을 멜로디만이 아니라
그 멜로디를 즐겨 듣던 시절의 생각, 사람들, 풍경을 함께
사진처럼 찍어 기억하는 게 분명하다.
문득 이 노래가 듣고 싶어져서 늦은 밤에 틀었을 뿐인데
LA 다운타운, 늦은 밤, 작은 스튜디오에서 불을 끄고
창 밖의 깜빡이는 신호등, 고층빌딩들에서 뿜어져 나오던 건조한 불빛을
보고 있는 나로 돌아가 있다.
이젠, 블로그나 사진을 들춰보지 않는 한
정확히 기억나지도 않는 그 시간, 그 공간 속으로.
'시간은 흐르는 거지' 라 하자, 남편이
'시간은 사라지는 거지' 라 했다.
이 끊임없이 흘러 사라져버리는 시간안에서
살아간다는 것.
그저 오래되어 익숙해졌을 뿐,
아직도 너무나 이상하고,
그래서 문득 문득 두려워지는데.
나의 마지막 날엔
어떤 날을 기억하게 될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