별것없는 일상
아낌없이 주는 나무 본문
비파가 노랗게 익어가면서
집에 방문객이 많아졌다.
검은 다람쥐, 회색 다람쥐, 갈색 다람쥐, 빨간 새, 까마귀, 벌새 ...
아직 설 익었을때는 한입 두입 먹다 말고 바닥에 떨어뜨리는 게 많아서 아까웠었는데
과육에 단 맛이 차오르자 야무지게 살을 발라 먹고 씨만 버리는 경우가 많아졌다.
보통 두 세개는 한번에 먹는 것 같고 다 먹고 나선 배가 부르니
햇볕이 따땃하게 들어오는 펜스위나 옆 나무 가지에 자리를 잡고 꾸벅 꾸벅 조는 녀석들도 꽤 있다.
새들은 가지에 앉아서 부리로 쪼아 먹거나 큰 까마귀 같은 경우엔 하나를 따서 어디론가 날아가서 먹는 것도 보았다.
비파 껍질은 얇아서 사실 그냥 먹을 것 같은데 까끌한 느낌이 싫은 건지
다람쥐들은 비파를 수박덩어리처럼 양손으로 잡고 껍질을 꼭 벗겨 먹는다.
이러다가는 우리는 맛도 못볼 것 같아서 오늘 낮은 가지에 달려있는 비파를 수확해버렸다.
아직 약간 신 맛이 남아있는데 과즙이 시원 달콤하고 끝맛이 향긋한게 괜찮았다.
예전, 부모님 집 마당에 있던 비파나무 열매들은 살구같이 더 노랗고 달았던 것 같은데
후숙 시키면 그렇게 되려나 해서 일단 잘 씻어서 상온에 두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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